쉐라톤 워커힐 호텔에 이국적인 분위기의 펀 펍(Fun Pub) |시로코|(Sirocco)가 들어섰다. |아프리카 사막지대에서 지중해로 불어오는 뜨거운 열풍|이라는 뜻의 시로코는 |모로코|를 테마로 하는 곳이다. 호텔 인테리어 전문업체인 윌슨 앤 어소시에이츠가 기획설계를 하고, 역시 국내 호텔 실시설계를 다수 담당해왔던 희훈이 실시설계 및 시공을 진행하였다.


2개층으로 구성된 시로코는 호텔 내 출구를 통하여 1층으로 진입하거나 호텔과 별도로 마련된 출입문을 통해 2층으로 진입할 수 있다. 횃불 기둥과 옐로우, 오렌지의 컬러풀한 벽면을 만날 수 있는 별도 진입로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이국적이다.


조금은 낯설은 모로코를 한눈에 보여주려는 듯 모로코를 고스란히 담아놓은 흔적은 시로코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모로코의 이슬람 사원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하학적인 문양과 문자, 식물 등을 모티프로 아라베스크 장식을 한 벽면이 전체 분위기를 이끈다. 아치형 벽면, 모자이크 타일, 트위스트형 기둥에서부터 모로코에서 직수입해왔다는 램프 도자기류, 목각 조형물, 촛대 심지어 재떨이까지 모로코 스타일 일색이다.


실시설계를 담당했던 희훈은 "시로코는 단순히 모로칸 요소를 도입하여 꾸며진 화려하고 이국적인 곳만은 아니다"라고 한다. 갓 오픈한 느낌을 덜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특별히 칠해진 벽면과 금색 벽지, 햇빛 한 점 들지 않는 공간을 한 가지 톤으로 유지하려고 세심하게 배려한 조명 등 모로코의 흔적은 화려한 문양, 가구, 소품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주장.

SPACE 2001년 8월 (4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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