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퐁피두센터 레스토랑」(2000년 1월 1일 개점되었음)는 다른 프로젝트의 접근 방법과 같이 독특한 문맥을 가지고 각 건물에서 부지가 조작되어 주변에 대한 영향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형태와 지면이 통합되어 더욱더 기본적인 공간적 변형이 이루어져 있다. 계획의 특징은 그 단순성과 추상성으로 이는 건물이 부지와 결합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결과를 나타낸다. 이 웅장한 기술적인 공간은 렌조 피아노와 리차드 로저스 작품의 최상층을 함축적으로 형성한다. 건물의 기준 프레임인 80 x 80cm 격자는 일련의 왜곡과 변형을 위한 개념적인 출발점이 되는데, 이러한 왜곡과 변형은 모듈적인 하부 구조를 확장시키지만 동시에 공간의 능동성을 저해한다. 어쨌든 기존의 형태와의 공존을 정밀하게 형성한다는 감각적인 질서가 도입되었다.


밝은 색의 고무로 라이닝된 단일의 금속 표면은 운동성과 활동성의 흐름에 반응하여 용암처럼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세 가지 특징적인 토폴로지를 창출한다. 하나는 레스토랑의 사적인 기능들이 수용된 안쪽의 겹치는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대부분의 공적인 활동이 발생하는 외부 표면이며, 나머지 하나는 이들 두 토폴로지 사이에서 미약하나마 두 토폴로지의 교환이 발생하는 사이 공간이다. 빛이 굴절되는 알루미늄판을 사용하였고 또 주요 볼륨들을 적절히 배열하였기 때문에 안과 밖의 구분이 없어지고 도시를 향한 전망이 트여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항해」라는 주제를 환기시키고 전통적인 레스토랑 프로그램에서 벗어난 초현실적이고 약간 유희적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잘 나타난 예는 움직이는 조명인데, 이것은 태양의 움직임과 반대로 움직이는 1960년대의 기술적인 환타지를 연상시킨다.


그들의 초기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작업의 주 요소들은 설계사 자신의 스타일보다는 부지 그 자체로부터 나온다. 더욱이 내재적인 개념적 질서를 추구하기 때문에 부지를 주어진 조건으로 받아들이면서 그것을 건물과 긴장되고 강력한 상호 교환 관계로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개조된 건물에서는 컬러 코드로써 덕트가 흰 페인트로 재도장되어 어떤 기념비성을 나타내는 반면 이곳에서는 덕트의 컬러가 매끄러운 금속 표면의 흐르는 듯한 형태에 대한 선명한 대응점이 되어 새로운 앙상블에서 「탈색된」요소가 된다. 우연하게도 유사한 분위기가 시공 과정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보트-빌딩과 여타 요소들의 마무리 절차는 설계 단계에서 사용된 최신 모델링 소프트웨어의 효과를 보완하여 현실과 가상간 효과적인 중개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이 계획의 장점은 덜 시각적이고 비구상적인 부지의 차원에서 발생하는 이벤트이다. 건물의 격자는 그들의 접근 방법을 설명하는데 사용된 추상적 문맥주의라는 「모순 어법」을 잘 설명한다.


그 경제적 힘이 세계적으로 미치는 무형의 기업 건물이 확산되는 이때에, Jacob과 MacFarlane의 작품의 장소성은 논쟁을 회피함과 동시에 그 고유의 극단주의를 내비치는 일종의 저항이다. 이 건물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또 다른 측면은 이 건물이 시각성에 특별한 초점을 두는 것 이외에도 건축의 영역을 확장시킨다는 점이다. Baudrillard가 한때 「Beaubourg」(Beau는 아름답다, Bourg는 집단. 마을의 뜻으로 프랑스에서는 퐁피두센터의 속칭)효과라고 불렀던 것과는 정반대인 이 건물은 인간의 나르시즘과 기술적인 전문성이라는 함정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문화적 참여를 시사한다. 두 건축가는 겸손하게 『우리는 우리가 발견한 것에서 시작하며 문맥과 이벤트는 우리를 이끄는 요소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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