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이용심(서울특별시 도심활성화담당관 1축정비팀장)

숭례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에 이어 광화문광장을 끝으로 서울 역사 문화의 축선(이하, 1축)상의 4대 광장이 완성됐다. 모두 서울의 대표적인 대로 위에 만들어졌다. 사대문 안의 엄청난 교통량을 소화하던 곳이라 광장 조성이 쉽지 않았을 텐데, 서울시의 교통 정책 방향이 불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변한 것인가?
1990년대 후반부터 서울시의 교통 정책 패러다임이 자동차 소통 중심에서 인간 및 환경 중심으로 전환됐다. 이와 함께 도로 다이어트 정책을 시행해 청계천 복원과 함께 도로 체계의 대대적인 개편을 시행했으며, 그 결과 적정 도로 폭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남은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게 되었다. 태평로가 10차선이기 때문에 세종로가 10차선이어도 교통 소통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 6차선을 줄였다. 이렇게 줄어든 차도와 중앙분리대 공간을 시민들을 위한 광장으로 돌려준 것이다. 광화문광장이 들어선 세종로는 현재까지 큰 무리 없이 교통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왜 중앙 광장을 선택했나?
국가의 중심성, 상징성, 정체성을 확보하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을 키우기 위해 중앙에 설치하자는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국가 및 서울의 중심인 세종로는 조선시대 정궁인 경복궁의 주작대로였던 육조거리가 있던 곳이자 자연을 이용한 민족의 생명선(축)이 있는 장소다. 광장은 일제가 세종로 중앙에 은행나무를 심어 우리 민족의 생명선을 훼손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만들었다. 더불어 중앙광장은 경복궁,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자연 조망 축의 완전한 확보와 함께 필요 시 세종로 전체를 광장으로 사용하기가 쉽다는 강점을 갖는다.

플라워 카펫, 편의시설, 세종대왕 동상 등 광장 내 시설물에 대한 논쟁이 많다.

광장의 기능과 용도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때문에 광장의 역할이나 기능은 매우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광장의 역할은 장터, 문화, 예술, 의식, 군중집회, 사람들을 위한 장이다. 무엇보다 광장의 주인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광장은 넓고 비어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외국의 많은 광장이 그런 유형이지만, 기본적으로 모두가 시민이 원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시설물에 대한 접근이 이뤄졌다. 당초 광장 바닥은 포장만 하려다 너무 삭막하다는 지적 때문에 잔디밭으로 수정 계획했다. 그러나 서울광장을 덮은 잔디밭에 대한 시민들의 선호도를 감안, 그 대신 볼거리가 풍성한 플라워 카펫을 도입했다. 이는 이벤트도 아니지만 영구적인 시설물도 아니다.

세종대왕 동상은 대한민국의 대표 광장인 광화문광장의 강력한 대표 브랜드로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맥락과 세종로라는 이름에서 보듯 세종대왕은 광장과 연관성이 높다. 백성을 어여삐 여겨 가장 과학적인 문자인 한글을 창제하고, 과학과 예술을 꽃피우며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한 세종대왕의 동상을 건립, 문화를 사랑하는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려 국가의 브랜드를 높이고자 했다. 또한 광화문광장을 통해 대한민국의 뿌리를 배우고 느끼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을 높이고자 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으나, 지난 2006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세종로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로 시민 다수가 이순신 장군 동상과 광화문을 꼽았다. 그래서 동상이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에서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복원하지 못한 경복궁 앞 월대는 그 지하를 통과하는 지하철 노선 해결과 대체 도로 확보라는 난제로 인해 장기 과제로 접근하고자 한다. 현재의 광화문광장은 완전한 광장을 만들었다기보다 미래를 위한 공간을 확보했다는 면에서 시대적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은행나무를 뽑아낸 것만으로도 새로운 역사 회복을 위한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으며, 장래에는 세종로 전체가 광장으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광화문에서 남대문에 이르는 1축은 언제 완료되나? 또한 정부의 ‘국가 상징 거리’ 사업과는 어떻게 조율할 예정인가?

1축 사업은 민선 4기 핵심 사업인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러한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는 기간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1단계로 계획한 사업은 2010년 완료될 예정이다. 서울시에서는 이미 1994년도에 ‘정도 600년’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광화문에서 숭례문까지 거리를 대상으로 ‘서울 상징 거리’를, 1995년도에는 ‘국가 중심 가로’ 조성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1축 사업은 그 사업의 일부이기도 하다. ‘국가 상징 가로’ 사업은 광화문에서 한강까지 이르는 약 7km 구간에 대한, 단순 가로 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이 아니다. 국가 상징 거리 조성 사업은 서울시에서 시행한 1축 정비 사업을 근간으로 시행될 것이며, 서로의 역량을 보완해가며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4대 광장 운영에 대한 계획을 듣고 싶다.
국가를 대표하는 공간인 광화문광장은 정적인 전시, 관람, 교육을 위주로, 청계광장과 서울광장은 동적인 공간으로, 숭례문광장은 복원될 숭례문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사실 4개의 광장을 인위적으로 나누어 운영 방안을 제각각 계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서로 다른 공간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동일한 내용으로 운영하는 것도 생산적이지 않다. 국가를 대표하는 공간인 광화문광장은 여타 광장과는 다르게 운영되길 바란다. 지난 9월 1일 구성된 서울시  ‘광장시민운영위원회’에서 합리적인 광장 운영 방안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진행
 이경은 기자 | 사진 박완순

SPACE 2009년 10월호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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