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 그는 공(空)의 개념을 내세워 미술관 중앙을 텅빈 공간으로 비웠으며, 이후 수십년간 많은 예술가는 이 공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전시회 <허공의 고찰: 구겐하임 미술관에 개입하다>전은 구겐하임 미술관 50주년을 맞아 지난 2월 4일부터 4월 26일까지 열린 전시이다. 구겐하임은 200여명의 아티스트, 건축가, 디자이너들을 초청해 구겐하임 미술관의 빈 공간에 그들이 꿈꾸는 행위들을 제안하도록 했으며, 그들이 펼쳐낸 상상은 이미지로 온라인에 공개되어 현재 경매가 진행중이다.'공간'은 이번 전시의 기획을 맡은 데이비드 반 데 리어에게 전시의 진행 과정과 앞으로의 구겐하임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Copyright SRGF, New York.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순환형 보이드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하다.
구겐하임의 로툰다는 내가 경험했던 공간 중에서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곳 중 하나다. 서로 다른 전시와 시즌에 따라 마치 카멜레온 같은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하루에도 관람객들의 흐름과 외부 날씨에 따라 다채로운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로툰다를 흥미로운 일과 도전이 있는 유연한 공간으로 보고, 작가마다 다르게 해석하도록 했다. ‘Contemplating the Void’를 통해 보이드 공간이 전 세계의 작가, 건축가, 디자이너들에게 얼마나 영감을 주는지, 또한 이로 인해 얼마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게 되었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Installation view of China: 5,000 Years,1998 Copyright SRGF, New York

이번 전시회에 약 2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했는데 선정기준은 무엇인가.
낸시 스펙터 수석 큐레이터 및 부국장과 함께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연령과 국적에 관계없이 다양한 전 세계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아주 유명한 작가의 작품 옆에 젊은 신예 건축가의 작품이 있기도 하고, 포르투갈, 콜롬비아 등 여러 나라 작가들의 작품도 있다. 특히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작품을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하나의 전시회로 구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관람객들도 이를 흥미롭게 보는 듯하다.

구겐하임은 모더니즘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50주년을 맞아 새로 기획 중인 컬렉션이 있는가.

구겐하임의 컬렉션은 말 그대로 과거부터 최근의 작품들까지 다양하게 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표현된 아이디어들도 그 일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건축가와 디자이너 그리고 작가들의 흥미로운 작품들을 로툰다 공간에 효과적으로 전시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대미술의 복합성을 로툰다 공간에 어떻게 담아낼 계획인가.

그간의 경험에 의하면 다니엘 뷔렌, 프랑크 게리, 매튜 바니, 제니 홀저 등의 몇 작가들만 보더라도, 로툰다는 복잡한 설치물들을 상대적으로 쉽게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미래의 회화와 건축 작품들도 이 보이드 공간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빌바오, 베를린 등 세계 여러 지역의 문화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각 미술관의 자발성이나 독립성을 허용할 계획은 없는지.

어느 곳에 있든 구겐하임은 자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관람객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특수한 컨텍스트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업적이 묻어 있는 구겐하임이 뉴욕이라는 대도시에서는 어떻게 해석되고 있는가?
1943년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를 의뢰받은 지 16년이 지난 후 1959년에 구겐하임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구겐하임이 완공될 긴 시간 동안 시민들이 이 건물의 독특한 형태에 개개인의 별명을 붙이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으나 1959년 완공될 시점에서는 반응이 점차 줄었다. 안젤라 스타리타의 『구겐하임: 프랭크로이드 라이트와 모던 건축』이라는 저서에 이 과정이 상세히 기록됐다. 16년의 공정과정이 오히려 오늘날 뉴욕의 빠른 도시 흐름 속에서도 그 명맥을 이어 올수 있는 이유라 생각한다.
 
과거의 건축가와 현재의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과 지위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새로운 이론의 혁신적 시도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면을 주목하는가?
나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때로는 건축가로서보다 더 강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계』라는 에세이에서 1927년 라이트는 이미 21세기에 대해 예견하고 있었다. 나는 우리 현대사회에 대한 기대의 감각을 놓치지 않는다. 현대인들은 여기,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페이스 북과 트위터처럼 현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업데이트, 수많은 메일에 직접적으로 반응한다. 그러나 이런 일상에서 몽상에 젖은 우리는 때때로 더 큰 그림을 잊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Installation view of The Worlds of Nam June Paik,2000 Copyright SRGF, New York


자료제공 구겐하임 미술관 | 진행 이경택 기자

SPACE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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