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극장은 관객에게는 일탈의 카타르시스를, 배우에게는 즉흥적 창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을 부여한다. 무엇인가를 담아내는 공간, 그것은 항상 비어있으되 그것의 쓰임은 누군가에 의해 계속 창조된다. 더구나 담아내는 것이 물과 같이 무형적인 것이라면 담아내는 공간의 성격도 그와 같은 성격을 극대화시키는 공간이어야 맞지 않을까? 설치미술가 안필연씨에 의해 극대화시키는 공간이어야 맞지 않을까? 설치미술가 안필연씨에 의해 구현된 이 야외무대는 공연예술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그 순간의 감동과 기억만이 남는 무형적인 예술을 담아내는 특성을 잘 살리고 있다. 때때로 몸짓과 소리만으로 그들의 정신성을 표현하는 공연 예술가들은 화려한 무대의 막이 내리고 난 뒤, 흔히 공허함을 만난다. 그 공허함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으나, 온 몸을 내던져 자신이 그토록 구현하려고 했던 것에 대해 미련없이 버려야 하는 시점에서 만나는 생과 멸의 접점에서 만나는 공허일 것이다.




결국 이들의 작업은 형태가 없는 것을 만들고 그것이 사라지는 시간을 감내해야하며 또 다른 것을 만들기 위한 연속이다. 무엇을 남기기 위한 작업이 아닌 그 순간 만들고 동시에 없애 버려야 하는 행위를 담는 바람이 보이는 극장. 그 극장의 설계자 역시 퍼포먼스나 installation 등 時空的 藝術을 하는 작가다. <글 최연숙>




SPACE 1998년에 소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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