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향연, 도시의 그림자...‘유리’로부터 시작된 이야기

두 손에 책을 받아들자마자 떠오른 것은 서울시내(을지로)에 위치한 한 건물이었다. 외부 창이 모두 같은 크기지만 모두 다른 각도로 튀어나와있다. 이 때문에 빛을 반사하는 정도도, 그 각도도 다르고 독특한 ‘환상’을 연출하게 된다. 제임스 카펜터(james carpenter)의 책 표지가 풍기는 인상이 이처럼 인상적이다. 도톨한 표면과 푸른 줄무늬의 향연이 곧 그의 작품들을 연상시켜줄 것 같았다.
 
그는 예술가이자 조각가다. 그는 새로운 유리를 만들어내고 재료의 기술을 발전시킨다. 특히 그가 관심 갖고 있는 일은 기술적으로 유리와 재료를 사용해 커튼월 구성, 지붕 시스템, 브릿지 등을 구성하는 일이다. 1978년 구성된 그의 회사는 많은 건축가들과 함께 일해 왔다. Norman Foster, Richard Meier, SOM, Michael Van Valkenburgh까지. 이들과 함께 수많은 건물에 변화와 창조성을 접목시켰다.

 
건축 요소 내에서 활용한 그의 ‘빛 그림자’
 
1994-1995년 완성된 Dichroic Light Field는 뉴욕에 위치해 있다. 길고 얇은 벽돌 형태의 유리들이 한 파사드에 규칙적으로 꽂혀있다. 이로써 일반적인 태양광의 반사와는 다른 효과를 낸다. 위아래의 유리들이 서로 반사한 빛을 또 반사하고 반사하는 과정을 통해 전혀 상상하지 못한 ‘빛 그림자’가 나타난다. 1985-1987년에 만들어진 Structural Glass Prisms도 마찬가지다. 9.75m의 높은 유리면이 성당의 주요 공간이 됐다. 수평 유리를 유리창에 덧대어 햇빛이 들어올 때 위아래로 반사되게 하면서 반사된 빛이 벽면에 닿을 때는 두 갈래로 나뉘도록 유도했다. 빛이 들어올 때, 빛의 굵은 정도도 달라 매순간 다른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유리가 건축을 만났을 때
 
1999년-2004년 사이 완공된 뉴욕의 Time Warner Building은 SOM과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다. 도시 가로에 맞춘 스케일감을 적용시키고 지금껏 사용한 케이블 중 가장 큰 케이블을 사용했다. 두 케이블을 십자 형태로 접목해 큰 유리면을 깔끔하게 정돈될 수 있도록 하면서도 큰 유리창을 통해 훤히 들여다보이는 내부가 가로와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구성됐다. Glass Tube Field는 1998-2003년, 런던에 만들어졌다. 그는 Tower Place Development내의 쐐기형태 아트리움 디자인을 고심했다. 그러다 케이블로 연결된 벽을 제안하게 됐는데 10m 거리의 기둥과 유리면을 연결해야하는 케이블을 ‘유리관’으로 구성했다. 둥근 유리관에 케이블을 넣어 유리의 특징을 좀 더 살리기 위함이었다. 이 유리관은 유리벽이나 창만 설치했을 때 보다 더 큰 효과를 가져왔다. 밖에서 본 내부의 형상이나 내부에서 본 유리면은 일반적인 느낌과 사뭇 다르다. 차갑지만 부드러운 이미지다.
 
그의 작품집을 통해 유리로 시도한 그의 세계가 어떤 생각으로 발전했는지 엿볼 수 있다. 그의 시도와 도전을 통해 우리는 빛과 유리의 관계를 배우고, 유리가 건물로 가져다주는 느낌을 ‘상상’에서 ‘실행’에 옮겨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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