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남성건축가로서 처음으로 효율적인 부엌에 대한 사고를 한 인물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로, 그는 부엌노동을 제품 생산과정과 같이 견주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가 없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최소동선과 노동성, 가능성을 강조한 부엌공간에 대한 사고는 인스턴트 식품의 개발, 가사노동을 줄이는 각종 전기제품의 개발로 부엌을 단지 음식을 덥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사람들로부터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즐거움을 점차 없애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일반적으로 부엌의 구성요소들을 가구의 일종으로 보고 디자인된 부엌시스템에 비해 건축가들은 조리시설과 개수대가 이루는 기능에 따른 불가피한 형태를 전체 공간 구성에 방해되는 요인으로 보고 여러 방법을 이용, 이를 감추고자 한다는 점과 비건축적 요소인 움직임을 나름대로 소화시키는 점 등을 공통점으로 들 수 있다. 즉 부엌형태(전형)에 대한 거부와 부정, 그리고 전체 건축공간 속으로 용해시키거나 고유의 조형물로 해결하는 것이 부엌형태 결정에 큰 바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 박소영·본지 독일 통신원>

SPACE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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