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캐시 연주 지음 | 비쥬얼스토리공장 펴냄 

디자인경영, 평범한 일상에서도 만날 수 있다.
 
 “아시다시피 패션계는 냉정합니다.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를 받지만,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을 받습니다.”

케이블 TV의 한 프로그램 진행 멘트다. 패션계에서 디자인은 물론 그 시발점이다. 이에 다수의 사람들이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자신에게는 익숙하지 않다고 여기기 쉽다. ‘차원이 다른 디자인 경영’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하나의 시사점을 던진다. ‘디자인’은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과 수많은 디자인을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은 바로 우리라는 것.
 
사전적 용어로서의 디자인이란 ‘주어진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이 용어는 라틴어의 데시그라네(Designare)에서 유래했다. 데시그라네는 지시하다, 표현하다, 성취하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디자인은 실체를 떠나서 설명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조형적 요소 중 의도적으로 선택한 요소를-혹은 요소들을- 통해 합리적으로 구성하고, 유기적으로 목적의 통일을 얻기 위한 창조 활동이 디자인이며, 곧 그 결과의 실체 역시도 디자인이다. ‘데시그라네’라는 어원이 걸맞다.
 
인류가 디자인을 ‘해 온 지’는 알아보기는 힘들다. 구석기, 신석기 시대부터 돌을 깨고 갈아 만든 도구부터가 디자인을 해 온 것이리라. 그렇다면 ‘디자인경영’은 언제부터 하게 된 것이고, 누가 먼저 시작한 이야기일까. 디자인경영을 처음 정의한 사람은 1996년 마이클 파르(Michael Farr)였다. 그는 ‘디자인경영이란 디자인 문제를 정의하고, 가장 적합한 디자이너를 찾아내어, 주어진 시간과 예산 범위 안에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고 처음 정의 내렸다. 이전까지의 디자인이 인간의 의도로만 실체화 된 것이었다면, 디자인경영으로서 출발해 온 디자인 또한 인간의 의도로 실체화하면서도 ‘실행한다’는 것이 중요한 요소다. 즉 ‘합리적’으로 디자인해내기 위한 과정이 디자인경영인 것이다.
 
물론 지금껏 디자인경영을 위한 책은 많이 나왔지만, 이 책은 현실에서 디자인경영을 해온 베테랑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았다. 디자인은 특정 부서나 마케팅팀의 요구에 의해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제품의 첫 기획부터 판매까지의 전 과정에 디자인을 중심으로 두고 이뤄지는 기업의 활동이 곧 디자인경영이다.
 
이 책은 디자인경영 실천의 길잡이로 안성맞춤이다. 디자인의 역사는 오래됐음에도 디자인경영의 역사가 짧아 우리나라의 디자인경영은 체계적으로 정립돼있지 않다.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디자인경영자를 찾기도 힘들다. 따라서 디자인과 경영의 양 분야에서 모두 활동하며 이론적 토대 위에 실질적인 경험을 쌓은 저자의 책은 반갑다.
 
디자인경영을 실행하려면 지식뿐만 아니라, 디자인경영자로서 평소 꼭 갖춰야 할 습관이 있다. 신문과 뉴스를 자주 접하고 블로그를 하는 등 이미 생활하고 있는 일들에 의미를 부여해 생활 그대로가 디자인경영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고의 전환을 통해 일상적으로 디자인경영을 만날 수 있는 셈이다.
 
책을 펼치고 덮을 때까지 당신은 디자인경영인의 자세를 공부하게 될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은 순간부터 그 자질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쉽게 정리한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내가 만들어가는 ‘디자인’, 그리고 그 디자인을 위한 나만의 ‘디자인경영법’을 꿈꾸어보면 어떨까.
 
 
황윤정 (VMSPACE 스페셜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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