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2010년 2월 3일(수) ~ 2월 26일, 오전 10시-오후 6시(설 연휴 휴무)
개막식:  2010년 2월 3일 오후 6시
장소:  공간사옥 소극장 공간사랑 
참여 작가:  강홍구 김도균 김용관 박완순 안성석 이예린 한성필 
 
도시 재개발의 여파가 거세다. 도시의 물리적 실체를 이루는 건축물은 가장 먼저 허물어지고, 새롭게 지어진다.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도시에서 1960년대에서 198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은 가장 먼저 사라진다. 건축적인 재평가 작업도 채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은 건물의 노후화와 구조적 취약함을 이유로 개발 논리와 이익 앞에 훼손되거나 무너진다. 문화재처럼 사적 보호의 대상도 아니며, 근대 문화유산처럼 등록문화재의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보호 장치도 없는 이 건축물 혹은 장소는 그러나 단지 도시의 물리적 환경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문화적, 예술적 집합체인 건축물은 우리 사회의 한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몇 십 년 동안 도시민들이 공유해온 일상적 풍경이다. 구성원들의 공동 기억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한 장소에 대한 기억과 한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는 도시를 풍요롭게 하는 인문학적 서사다.

<장소의 기록, 기억의 재현>은 최근 급격한 도시 재개발의 여파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도시에서, 일상적 풍경을 만드는 건축물을 기록하고 그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다. 통권 500호 발간을 기념해 월간 「공간」이 2009년 한 해 동안 진행해 온 이 프로젝트는 한 시대의 기록이자 한 장소의 기억인 건축물 혹은 장소를 건축사진가와 작가들이 기록, 재현했다. 「공간」 지면에 일년 동안 소개된 이 작품들은 이제 전시를 통해 한 자리에 모였다. 시간이 축적된 도시와 건축의 가치, 장소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고자 출발한 이 작업은 동시에 우리 도시와 사회의 욕망을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각 작가들은 「공간」 편집팀과 논의를 통해, 해방 후 한국 현대건축이 태동되던 시기부터 1980년대까지 건축물을 선정하고 이를 기록, 재현, 환기, 추상화하며 사진으로 재해석해냈다. 강홍구, 김도균, 김용관, 박완순, 안성석, 이예린, 한성필이 참여했으며, 지금은 철거된 제주대학교 본관(건축가 김중업), 상업적 임대공간으로 바뀐 서 산부인과의원(건축가 김중업), 한국어린이회관(현 서울시교육정보연구원, 건축가 이광노), 재개발 사업 공사로 최근 담장이 무너지고 바닥이 갈라지며 붕괴의 위험을 겪어낸 불광동 성당(건축가 김수근), 공간사옥(건축가 김수근), 갤러리 빙(건축가 김원), 한때 반공과 자유를 상징하던 건축물에서 예식장으로 변모한 자유센터(건축가 김수근)가 작품 안에 담겼다. 건축사진가인 김용관, 박완순은 일부 철거된 세운상가의 전면 마지막 모습을 기록하고, 1960년대 건축물의 장식적이고 조형적인 풍부함이 담겨있던 디테일을 잡아내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그 시절 풍부한 조형적 감성을 담아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이 감성적 디테일들은 마치 그 시대 한 지점을 확대하듯 아직 채 정리되지 못한 1960년대 이후의 한국현대건축에 대한 건축적 재발견의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이 전시는 동시대인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진하고 그간 사각지대에 소외되었던 1960~80년대 건축물을 재조명하며, 사회적으로 쉽게 허물고 지어지는 개발의 열풍 속에서 도시와 건축의 가치, 장소성의 환기를 통해 삶의 토대가 되는 도시를 주목해 우리의 삶을 영위하는 모든 환경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고 있다. 
 
작품목록  
김도균- m.kcu8909 / 제주대학교 본관 , m.kcu.sc03 / 서산부인과 병원
강홍구- 어린이회관 / 한국어린이회관 , 불광동 성당 / 불광동 성당
한성필- The Ivy Space / 공간사옥
이예린- 갤러리 빙 / 갤러리 빙
안성석- historic present018 / 자유센터
김용관- 안녕, 세운상가 / 세운상가 ,묵직한 콘크리트 양감이 만들어낸 기하학 / 구 문화방송국
박완순- 콘크리트 위에 빚어낸 장식 / 오양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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