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거리는 언제나 새롭다. 남겨져 있는 것들과 새로 들어선 것들이 늘 그랬다는 듯 쓰윽 어깨동무를 하고 늘어서 있다. 건물마다 나름대로 목소리가 있다고 한다면 무척 다양하고 유별난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이러한 어수선함 속에서 전해지는 저음의 차분한 목소리는 오히려 우리의 청각을 자극한다. 카페 뎀셀브즈는 그렇게 눈에 띄었다. 늘 그 곳에 있었다는 착각과 함께.
이 건물은 원래 일제시대 건축된 ‘이명래 고약’의 가내 공장 건물. 부실한 건물의 구조를 어렵게 보강하고 이웃 대지로 증축 확장하여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다른 건물들처럼 결코 화려하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무겁고 담담한 표정뿐이다.



두터운 외벽과 투명한 유리, 그리고 목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있다. 건물 전체의 느낌은 무채색 톤으로 오히려 목재의 자연스러운 색채가 살아난다. 외부에 노출되는 두면의 파사드는 대부분을 전면유리로 열어놓고 목재루버로 마감하여 개방성과 폐쇄성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있다. 이것은 내외부에서 느껴지는 시선의 차이를 경험하게 할 뿐만아니라 마치 종로의 거리 풍경처럼 낮과 밤이 극적으로 대비되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SPACE 2002년 6월호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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